초등 수학의 모든 것

정부의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주목할 때!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에 의해 수학 공부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현실에서 유행 따라 옮겨 다니는 학원이나 엄청난 공부량, 지루하게 반복되는 단순 문제 풀이 등 기존의 공부법은 더 이상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 수학은 지극히 후천적으로 능력이 키워지는 과목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수학에 적용되는 것이다. 제대로 알고, 바르게 준비해 초등 수학 100점을 만들어보자.

개념 학습 적응이 승리의 키포인트

개념, 원리, 법칙의 중요성 등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부터 누누이 강조되어온 말이다. 아마 이 기사의 시작도 ‘개념 학습이 중요해요’, ‘원리부터 익히도록 하세요’라고 말머리를 연다면 ‘누가 그걸 몰라서 못하나’라고 생각하고는 페이지를 그냥 넘겨버릴는지 모른다. 하루라도 밀리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쌓여버리는 문제집 양을 소화하느라 바쁜 아이와 엄마에게 한가로운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 바로 ‘개념’이란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념 학습’을 원칙으로 수학 공부에 접근하는 아이가 수학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얼마 전 발표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으로 급변하게 되는 수학교육의 방향과 시험 방법을 그 이유로 들지 않고도 말이다. 이미 우리 아이들의 수학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정부 발표가 가장 나중이었는지도 모른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셈을 배우기 시작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기당 보통 네다섯 권의 문제집을 예사로 풀어내지만 들이는 노력과 시간, 비용에 비해 아이들의 수학 실력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초등학교 때는 그럭저럭 성적을 유지할지 모른다.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개념 원리를 간과하고 유형 암기식으로만 학습해도 어느 정도 수학 점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엄마도 ‘우리 아이가 수학은 좀 하지’라고 착각하기도 쉽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면 어찌 된 일인지 너나 할 것 없이 수학에 혀를 내두르고, 고등학생이 되면 정말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하고 마는 안타까운 지경에 이르게 된다. 엄마들은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고, 상급 학교에 진학할수록 수학 점수를 잡기 위해 이 학원, 저 학원을 수소문해가며 노력과 비용을 아끼지 않지만 결국에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고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의 줄임말) 선언’을 하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일찍부터 수학 공부를 시키고, 상당히 많은 양의 문제지를 풀어내는 데도 마지막엔 수학을 포기하게 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뜬구름처럼 막연하기만 한 ‘개념’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학 공부는 전형적인 벽돌 쌓기 구조의 과목이다. 당장의 점수에 연연해 단순 반복 계산 훈련과 유형 암기만으로 초등 수학의 기초를 부실하게 다졌기 때문에 튼튼하고 단단한 뿌리를 요구하는 중학교, 고등학교 수학에서 여지없이 무너져버리는 것이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여서 놀랍지도 않은 일이다. 수학만큼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땜질 처방이 먹히지 않는 과목도 없으리라. 그렇지만 바꿔 말하면 누구라도 다시 처음부터 꼼꼼하게 수학이라는 벽돌을 쌓아간다면 ‘수학을 포기한 자’에서 ‘수학을 다시 시작한 자’ 그리고 ‘수학에 성공한 자’로 거듭나게 된다는 역설적인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많은 엄마들이 수학은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되는 과목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실패한 수학교육에 스스로 면죄부를 주기 위해 만든 말은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많은 전문가들이 수학 실력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능력으로 보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 결과들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수학 영재’가 아닌 ‘수학 영재 교육 대상자’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고 하는 것이다.

영리한 수학교육법이란?

개념과 원리를 습득하는 방법에는 설명, 질문, 토론, 탐구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아이의 수준과 성향, 그리고 수학 유형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고르되,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해서 자기 것이 되도록 해주어야 한다. 문제집을 얼마나 풀었는지 ‘양’에 대해서는 잠시 접어두자. 예를 하나 들어보자. 아이들에게 소수의 크기 비교를 가르친다고 가정할 때, 올바른 개념 학습이 이루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이렇게 네 가지 형태로 개념을 이해해두면 된다. 보통 교과서에서도 두 가지 정도만 다루고 넘어가는 편인데, 실제로 개념을 탄탄하게 익혀 수학 실력의 기반을 다지려면 위의 예와 같이 다각적으로 개념을 이해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유형 암기식의 문제 풀이 공부법에 익숙한 엄마는 이런 방식이 당장은 매우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개념 학습 공부법은 공부 과정 자체가 바로 개편되는 수학 선진화 방안의 ‘스토리텔링 수학’을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어준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 어떻게 풀까 궁리하고, 여러 방법들을 찾아내며 이야기하고, 묻고, 토론하면서 자신의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숫자들을 나열하면서 아이들은 단순 계산이 아닌 인문학적 접근 방식의 수학 공부를 익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아이들 수학 실력에 단단한 뿌리가 되어준다.

이때 유의해야 할 점은 문제집을 몇 권 풀었는지 가시적인 공부량에 연연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개념을 익히고, 원리를 이해한다면 생각 없이 열 권의 문제집을 푸는 것보다 그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부한 아이는 “이 문제는 안 배워서 풀지 못하겠어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수학의 재미만 지켜줘도 초등 수학은 절반 성공

초등학교 수학은 아이가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유지만 시켜주어도 절반은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학은 ‘수와 연산’ 비중이 50％가 넘기 때문에 이 시기 아이들은 연산만 잘해도 수학을 잘한다는 말을 듣는다. 연산은 수학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수와 연산’이 서투르면 당장 수학 공부에 자신감을 잃고 고학년 기초도 부실해진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수학 공부는 연산 학습지를 선호하며 기계적인 계산 훈련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연산 능력은 수학의 기초를 다지면서 수학 학습에 필요한 수 감각이나 수 조작 능력을 익혀야 할 영역이건만 초등 수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 계산 학습으로 쏠리게 되고 급격하게 수학이 어려워지는 초등학교 4학년 시기에 처음으로 ‘수포자’가 생기는 부작용이 초래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엄마는 단순히 아이의 학습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점점 더 많은 반복 유형 학습에 매달리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단계별로 더 많은 문제를 풀고, 채점하고, 다시 풀고 채점하면서 아이들은 점점 수학에 지쳐간다. 재미도 잃고 힘든 과목이라는 편견만 생긴다. 엄마는 엄마대로 그렇게나 많은 문제를 풀었건만 시험에서 비슷한 문제를 또 틀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우리 애는 수학적인 재능이 없어’라고 섣부르게 단정 지어버리면서 엄마도 수학을 포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