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등교 수업이 재개된 중학교에선 그간 원격수업으로 미뤄둔 수행평가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중학교는 고교와 달리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행평가로 지필평가를 일부를 대신해야 하기 때문. 특히 학년별로 격주, 격일 등교를 하는 학교에선 등교 수업 일수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등교를 하는 날마다 과목별 수행평가를 해치우기도 바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두 달 여간 온라인 수업만 하며 흐트러진 학습 리듬을 되찾기도 전에 밀려드는 수행평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까.

○ 수행평가 비중 줄인다지만… 중간고사 대신 수행평가 ‘부담’ 

중학교 내신 성적은 수행평가 점수와 지필고사가 합산돼 산출된다. 주요 과목의 경우 수행평가보다는 지필평가의 중요도가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과정 중심 평가가 정착된 최근에는 학교나 교사에 따라 수행평가의 비중을 더 높게 반영하기도 한다.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같은 지필평가만큼이나 수행평가 대비도 중요해진 것.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상 수업이 어려워지면서 수행평가 비중이 절반가량 축소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달 초 ‘2020학년도 학생평가 내실화’ 계획을 통해 현재 40％ 이상인 중2, 중3의 수행평가 비중을 20％ 이상으로 줄이도록 한 데 이어 지난 달 26일 발표한 ‘등교 수업 운영 방안 후속대책’에선 수행평가 방식과 반영 비율 등을 완전히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학교별 여건에 따라 수행평가 비중을 더욱 낮출 수도 있도록 자율성을 준다는 것. 부산시교육청도 이달 안내한 등교수업 출결·평가·기록 지침에서 중학교 과목별 수행평가 의무반영 비중을 이번 1학기에 한해 4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낮추도록 했다. 이밖에도 인천, 충북, 경남 등 시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수행평가 비중 완화를 안내했다.

그러나 교육청의 이러한 지침 자체가 권고사항인데다 권고의 내용 또한 특정 기준을 못 박지 않고 20％ ‘이상’ 등으로 제시되면서 실제 현장에선 학교 결정에 따라 수행평가 반영비중이 달라지기도 한다. 여기에 중간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중학교의 경우 학기 성적을 산출하기 위한 평가요소가 수행평가와 기말고사뿐이어서 수행평가를 무작정 최소화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달 26일 발표한 ‘등교 수업 운영 방안 후속대책’에서 수행평가 방식과 반영 비율 등을 완전히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학교별 여건에 따라 수행평가 비중을 더욱 낮출 수도 있도록 자율성을 준다는 취지지만, 학교로선 기말고사로 치우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수행평가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중학교 교사는 “등교 수업이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이뤄지고 있어 수행평가를 많이 실시하기가 어렵고, 전체적인 반영비중도 이전보다 조금씩 줄었다”면서도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고 수행평가로 대체하다 보니 실질적으론 수행평가와 기말고사의 반영비중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 모둠과제나 토론 제한, ‘나만 잘 하면 되는’ 수행평가↑

그렇다면 현재 학교에서 진행 중인 수행평가는 주로 어떤 모습일까. 수행평가란 학생들이 학습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과 그 결과를 교사가 직접 관찰하면서 학생의 능력을 판단하는 평가 방식이다. 교사가 어떤 방식으로 학생의 역량을 관찰, 평가하기로 설계하느냐에 따라 그 유형이 다양한데, 단원평가, 논‧서술형 평가와 같은 시험 유형부터 주제 발표나 토론, 실험‧실습, 모둠활동 등 활동 기반 평가와 수업 참여도에 관한 평가 등이 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능한 수행평가의 형태와 방식 또한 제한적이다. 학교 내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비말 감염 우려가 있는 토론이나 발표 등이 제한되고,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다 보니 협업을 요구하는 모둠과제 등의 평가도 불가능하다. 평가를 할 수 있는 기간 자체가 워낙 짧고 교구 사용 등도 제한돼 프로젝트나 실험‧실습 평가도 쉽지 않다.

대신 학생 개개인을 대상으로 한 개별화된 수행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원격 수업에서 다룬 내용이나 과제를 등교 수업에서 확인한 다음 단원평가나 쪽지시험을 통해 학습도를 점검하는 시험형 수행평가나 수업 내용에 관한 노트 필기나 프린트물 등 학생의 개별적인 학습 결과물을 포트폴리오로 모아 관리하도록 해 누적된 결과를 수업 참여도, 태도 평가에 활용하는 포트폴리오 방식의 수행평가가 대표적이다.

○ ‘기본’만 해도 평균 이상은 간다

보통 수행평가는 과목과 교사, 학교별로 방식과 유형이 천차만별이어서 지필고사와 같이 일률적인 대비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평가가 어려워진 지금 상황에서는 개별화된 평가가 많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기초적인 부분만 잘 챙겨도 수행평가에서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교사가 수업 자료로 제공하는 프린트는 빠짐없이 잘 모아 관리해 두는 것이 좋다. 포트폴리오 평가에선 프린트를 분실하거나 내용을 다 채우지 않은 경우 감점 요인이 된다. 프린트를 받을 때마다 과목별, 일자별로 나눠 관리하면서 빈 칸이나 빠진 내용은 없는지 잘 점검해 두면 나중에 평가를 위해 중복으로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노트 필기도 수행평가의 단골 소재이므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알아보기 쉬운 명확한 필체로 수업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서 교사가 강조한 핵심 내용 등을 고루 담아두면 수업에 대한 집중도나 성실성을 보여줄 수 있다.

이유나 경기 백신중 교사는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번갈아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보니 수업 내용을 정리해두거나 프린트를 챙기는 기본적인 사항도 놓치고 있는 학생이 많다”면서 “평소 이러한 것들을 잘 관리하는 학생이라면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 더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0614100745542352;titleGbn=;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