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지난 달 실시된 6월 수능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의 난이도는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에게 적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어와 수학 나형은 전년도 수능보다 쉽게, 수학 가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경향이 있지만 전반적인 성적 분포도를 보면 급격한 난이도 변화에 따른 혼란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

다만, 6월 모평의 난도가 그 자체로 충분한 변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6월 모평 수준 이상의 난도에 대한 대비까지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입시업체가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향후 수능 전망과 학습 전략을 종합했다.  

○ ”국어, 영어 난이도 수준 유지할 듯… 탐구는 쉬워질 가능성 있어“

평가원이 공개한 6월 모평 채점결과를 영역별로 분석해보면, 국어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에서 139점으로 하락하고, 만점자 비율도 0.16％에서 0.32％로 증가하는 등 전년도 수능에 비해 최상위권 내에서의 변별력이 다소 하락했다. 표준점수 기준 1등급 구분점수(1등급컷)는 132점으로, 원점수 92점 이상일 경우 1등급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 수능에서 쉽게 출제됐던 수학 가형은 이번 6월 모평에서 어렵게 출제됐다. 전년도 수능에서 0.58％였던 만점자 비율이 이번 6월 모평에서는 절반 이하인 0.21％로 떨어졌으며, 표준점수 최고점도 134점에서 143점으로 대폭 상승했다. 표준점수 기준 1등급컷인 132점은 원점수로는 88점에 해당하는 점수로, 4점짜리 고난도 문항 3개를 틀려도 1등급이 가능했다. 최상위권 내에서도 충분한 변별력을 확보한 것이다.

반면 수학 나형은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매우 쉽게 출제됐다. 만점자 비율이 1.21％로,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1％p가 더 높았는데, 주요 영역 가운데 유일하게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었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40점으로 전년도 수능에서의 149점보다 9점이나 하락하는 등 최상위권 내에서의 변별력이 크게 하락했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은 원점수 90점 이상인 1등급의 비율이 8.73％로, 지난해 수능에서의 7.43％보다 약간 늘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대부분 과목이 어렵게 출제됐는데 특히 사회탐구에서는 경제가 72점, 과학탐구에서는 화학Ⅱ가 85점의 표준점수 최고점을 기록하면서 가장 어려운 과목이 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국수영 모두 비교적 안정감 있게 출제되면서 고3과 재수생 모두 난이도에 다른 큰 혼란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올해 수능의 경우 국어와 영어는 6월 모평 수준에서 출제될 것으로 보이고, 수학의 경우 가형은 어렵게, 나형은 쉽게 출제된 패턴이 그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1등급 비율이 증가한 영어는 앞으로 남은 9월 모의평가나 수능에서도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될 것“이라면서 “정시에서는 절대평가인 영어보다는 수학, 과학탐구 등 다른 과목의 비중이 높은데 이번에 대부분의 과목이 어렵게 출제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경우 수능에서는 이번 6월 모평보다 다소 쉬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재수생 효과’ 6월 모평으론 알 수 없다… 실제 수능에선 재수생이 ‘두 배’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총 응시자 수는 39만 5486명으로, 재학생은 33만 9658명, 졸업생은 5만 5828명이다. 비율로 보면 재학생이 85.9％, 졸업생이 14.1％로, 지난 6월 모평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다만, 실제 수능에서는 졸업생 응시자 수가 지금의 두 배가량으로 늘 수 있다. 6월 모의평가에는 9월 모의평가 이후 본격 합류하는 반수생이 빠져 있기 때문.

수능에 응시한 졸업생 수에서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졸업생 수를 뺀 나머지 졸업생 응시자를 ‘반수생’이라고 단순 가정할 때, 최근 5년간 그 수는 △2016학년도 6만 9290명 △2017학년도 6만 3896명 △2018학년도 6만 5123명 △2019학년도 6만 4075명 △2020학년도 6만 8188명으로, 그 해 수능에 응시한 전체 졸업생 수의 평균 50％를 차지하고 있다.

임성호 대표는 ”반수생과 재수생 등은 출신학교나 지정 학원에서 모의평가에 응시해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외부생의 응시를 차단한 학원들이 있어 혼자 공부하는 졸업생 중 모평에 응시하지 못한 수험생이 상당수 있다“면서 ”전체 졸업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반수생의 학력수준이 수능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기 때문에 이번 시험에 응시한 고3과 졸업생 모두 6월 모평보다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수학 가형 응시 비율 늘었지만… 가, 나형 응시 여부 빨리 결정해야

한편, 이번 6월 모평은 전년도 같은 시험 대비 수학 가형의 응시 비율이 늘고, 수학 나형의 응시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수학 영역 전체 응시자의 38.6％인 15만 352명이 수학 가형에 응시하고, 나머지 61.4％인 23만 9327명이 수학 나형에 응시했는데, 전년도 같은 시험의 경우 수학 가형은 전체의 37％인 16만 9676명이, 수학 나형은 63％인 28만 9304명이 응시한 바 있다.
 

이처럼 가형 응시 비율이 늘면서 과학탐구 응시자 대비 수학 가형의 비율은 86.3％로, 전년도 6월 모평의 82.3％보다 4％p가량 높아졌다. 이는 상대적으로 ‘수학 나형+과학탐구’ 조합으로 응시한 수험생이 줄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수능 출제범위에서 빠진 것으로 인한 학습 부담 감소와 함께 수학 가형과 수학 나형의 공통과목이 2과목으로 늘면서 학생들의 선택 시기가 늦어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응시 경향이 수능까지 그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영덕 소장은 ”실제 수능에서는 수학 가형 응시자 비율이 더 낮아질 것“이라면서 ”(응시 비율이 감소하면) 수학 가형에서 상위 등급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울 수 있으므로,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가형에 응시하여 5등급 이하를 받은 수험생들은 수능에서 수학 나형으로 바꾸어 응시할지 여부를 빠른 시간 안에 결정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응시 인원이 전년도 6월 모평 대비 약 15％ 가량 줄어든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김병진 소장은 ”사회탐구 과목에선 한국지리가 30％, 경제가 27.8％ 감소하였고, 과학탐구 과목에선 지구과학Ⅰ 과목의 감소폭이 27.9％로 가장 컸다“면서 ”상대평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응시 인원 규모가 큰 폭으로 변화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과목 응시자는 학습량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0708175830258820;titleGbn=;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