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수능을 불과 넉 달여 앞둔 지금은 수험생 각자가 본인이 가고 싶어 하는 대학 혹은 나름대로의 목표를 위해 한창 달려 나갈 시점.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뜻밖의 변수로 고3 시작부터 단단히 엉켜버린 수험생활은 수험생을 끊임없는 불안감 속으로 내몬다. 공부를 하다가도 ‘나만 공부를 대충하고 있으면 어떡하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올바른 길일까’와 같이 문득 떠오르는 고민을 지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불안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불안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탄탄한 준비뿐이다. 수능까지 약 120일,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인 수험생에게 고한다.  

○ ‘수능도 암기가 통한다’ 꾸준한 복습이 필요한 이유 

수능에서는 암기력을 무기로 활용하기 어렵다. 매번 새로운 지문과 새로운 소재,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능은 암기력보다는 사고력을 요구하는 시험이다. 하지만 그런 수능에서도 암기로 부족한 실력을 메울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 

우선 국어영역, 그 중에서도 ‘문법’과 ‘문학’ 영역은 암기를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문법 영역의 경우 특정 문법적 개념을 얼마나 자세하게, 또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가 많다. 그러므로 수험장에 들어가기 전, 수능에서 다루고 있는 문법 내용을 꼼꼼하게 암기해 둔다면 시험장에서 문제를 어렵지 않게 맞힐 수 있을 뿐더러 문제를 푸는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문학’ 영역에선 지문으로 등장하는 일부 작품이 수능특강>과 수능완성> 교재에서 연계 출제된다. 이러한 연계 작품은 어려운 시어나 소설의 줄거리를 파악할 수고를 덜어주며, 경우에 따라선 문제를 푸는 시간마저 극적으로 줄여준다. 따라서 평소 연계교재에 나오는 작품들을 잘 정리해두면 수능 시험장에서 뜻밖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영어영역에서도 문학과 마찬가지로 연계교재 지문이 출제된다. 그러나 영어영역은 문법이나 문학과는 달리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문법과 문학의 경우 공부할 내용이 많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이지만 영어영역의 경우 공부해야 할 지문이 대략 700개나 된다. 그러나 수능에서 연계를 체감하는 지문은 운이 좋아야 3~4개에 그친다. 따라서 연계 공부를 할 시간에 다른 영역에 더 힘을 실을지, 많은 시간을 영어에 투자하고 수능에서 확실하게 몇 문제를 더 맞힐지를 선택해야 한다.

반면 탐구영역은 암기가 확실하게 빛을 발하는 영역이다. 수능 탐구영역은 국어영역의 비문학이나 수학영역과 같이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보다는 해당 과목의 주요 개념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 지를 주로 묻는다. 따라서 개념을 얼마나 꼼꼼하게 외워두느냐가 중요하다.

이들 영역은 앞으로 수능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최소 2주에 한 번, 정리가 완벽히 되어있지 않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복습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래야 수능 당일 한결 편하게 문제를 풀 수 있다.  

○ ‘나는 늘 이렇게 풀었다’ 믿음직한 매뉴얼 하나, 돌발상황도 두렵지 않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와 7월 학평까지 모두 치른 지금, 앞으로 수험생이 치를 모의고사는 따로 사설 모의고사를 치지 않는 이상 평가원 주관 9월 모의고사와 10월 학력평가, 단 두 번뿐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수능 당일의 시뮬레이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 이 시기부터 반드시 해야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시험에 임하는 본인만의 매뉴얼을 정해두는 일이다. 매뉴얼은 시험 문제를 푸는 순서와 같은 일반적인 루틴뿐 아니라 시험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대응 기준과 방안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예를 들어, 국어영역을 1번부터 순서대로 풀어나갈지 아니면 어려운 비문학을 가장 마지막에 풀 것인지 또는 문항별 시간 배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와 같은 단순한 원칙부터 안 풀리는 문제가 있을 때 최대 얼마까지 시간을 쓰고 넘어갈 것인지, 시간이 부족하면 어떤 문제부터 버릴지 등 여러 상황에 대비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두는 것이다.

수능 당일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일분일초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시험장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리면 아무리 준비를 잘한 수험생이라도 머리가 하얘지거나 손이 굳을 수 있다. ‘나는 늘 이렇게 풀었다’는 믿음직한 매뉴얼이 있다면 이런 최악의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자신만의 응시 패턴과 루틴을 정해 두고 완벽하게 몸에 익을 수 있도록 수능 당일까지 반복해 체화해두자.

○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가 승자라는 말은 사실이다

수능까지 남은 기간을 단순 계산하자면 120여 일 정도 남았고,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을 기준으로 본다 해도 어느 새 수능까지 반 정도 달려와 나머지 절반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좀 더 깊게 살펴보자면 수능까지 남은 고3 생활은 절반이 아닌 3분의 2가 남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기말고사가 거의 끝나 1학기가 마무리 되었고, 2학기부터는 자습시간이 많아지고 학교를 다니면서 신경 쓸 거리도 크게 줄어 오로지 수능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이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길고 긴 수험생활 과정에서 지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이 좀 더 흘러 9, 10월이 되면 많은 수험생이 공부와 스트레스에 지쳐서 달리기를 포기하곤 한다. ‘이 정도 했으면 됐지. 그냥 적당한 성적 받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안주하는 사람이 많아진단 뜻이다.

그래서 진짜 승부는 오히려 지금부터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마음먹기에 따라 그간의 격차를 뒤집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니 후회도, 포기도 잠시 접어두고 끝을 향해 일단 달려야 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야말로 승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0810153958573684;titleGbn=;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