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코로나19로 인해 등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수업일수 확보를 위해 여름방학이 2주 정도로 짧아졌다. 방학 기간이 워낙 짧은 탓에 무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수험생이라면 여름방학 기간 대입 준비에 더욱 고삐를 죄어야 한다. 방학 이후엔 곧바로 수시 원서접수를 준비해야 하고 이어 면접이나 논술, 적성고사 등 대학별 고사를 치르다 보면 그야말로 시간이 ‘순삭(순식간에 삭제)’되기 때문.  

따라서 그나마 2학기 전에 주어진 이 기간을 통해 대입 준비에서 보충해야 할 점을 목록화하고, 방학 중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 효과적으로 대입에 대비해야 한다. 약 2주간의 짧은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슬기로운 방학생활’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보자.  
 

○ 겨우 2주? 방학은 방학… 학습 목표와 실행 계획은 구체적으로

수시를 고려하는 학생일수록 수능 학습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수시모집에 임박해 서류와 대학별고사를 준비하다 보면, 학습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고 더불어 수시 지원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집중력도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수시를 중심으로 지원할 생각이더라도 수능과 수시 준비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학습 목표와 실행 계획을 세우길 추천한다. 학습목표는 점수보다 자신의 약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컨대, 6월 모의평가를 되돌아보면서 문제유형, 풀이 시간, 시험범위 등을 고려하여 자신의 취약점을 항목별로 정리해보자. 이어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한 다음 방학 기간 중 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만약 수학 풀이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이라면 비교적 난도가 쉬운 문제의 풀이 시간을 줄이는 연습과 킬러 문항의 기출 풀이를 각각 계획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매일의 학습 플랜에 대입시켜 하루 또는 주 단위의 목표치를 정할 수 있다.

○ 자소서 쓰다 엎지 않으려면? 개요가 탄탄해야

자기소개서는 자신을 소개하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작성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자소서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작정 글부터 쓰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학교생활기록부를 검토하고 항목에 적합한 소재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각각의 소재를 선정할 때도 해당 소재에서 어떤 항목에 담아낼 것인지, 어떤 역량을 강조할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예컨대 과학 동아리 일화를 쓰려고 한다면, 그 중에서도 무슨 활동을 기술할 것인지, 문제해결능력과 전공에 대한 지적 탐구능력 등에서 어떤 역량에 무게를 둘 것인지도 같이 생각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이 모두 정해졌다면, 소재별로 자신이 쓰고자 하는 내용을 3~4줄로 간략히 정리한 다음 소재 선정을 잘 했는지 한 번 더 검토하자. 자소서 각 항목에 맞는 소재를 선택했는지, 그 내용이 보여주고자 하는 역량을 잘 나타내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작성 과정에서 뒤늦게 자소서를 전면 수정하는 등의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 논술 대비, 이젠 ‘많이 써 보는 것’이 능사 아냐

인문계열 학생의 논술 실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논술 답안지를 작성한 다음 문제 의도에 따라 작성했는지 첨삭을 받고, 또 올바른 방향대로 퇴고하는 과정을 최대한 많이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효과적인 방법이지, 효율적인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워낙 높아 정시까지 함께 준비하는 수험생이 많은데, 이 경우 수험생들이 모든 시간을 논술 준비에만 쏟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재 시점에서는 희망 대학의 기출문제나 모의논술 자료를 꼼꼼히 분석하는 것을 추천한다. 각 대학은 입학처 홈페이지에 기출이나 모의 논술 문제를 출제 의도, 우수 답안 사례 등과 함께 올려 두고 있다. 희망 대학의 최근 3~5개년치 자료를 반복해서 읽으며 대학이 어떤 의도로 문제를 구성하는지 확인하고, 우수 답안 사례를 참고하여 글의 구성이나 흐름 등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다.

자연계열 학생은 수학과 과학탐구 영역의 실력을 높이는 것으로 논술 대비를 갈음하자. 대학의 논술 문제는 결국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나지 않게 출제되기 때문. 다만, 주의할 것은 단순히 수학, 과학탐구 영역에서 1등급을 받는 것만을 목표로 공부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수능은 정해진 정답을 맞혔는지 확인하는 시험이지만 논술은 정답으로 가는 과정이 얼마나 논리적인지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평소 공부를 할 때도 접근이나 풀이가 까다로운 4점짜리 문제는 논술 문제에 접근하듯이 과정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풀어야 논술 대비에 도움이 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짧은 여름방학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꼼꼼한 계획과 함께 적절한 시간 분배가 필요하다”면서 “수시와 정시 준비의 비중과 수시 지원전형의 선택과 실행 등에 관한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0820111721657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