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2021학년도 수시 원서접수가 얼마 남지 않으면서 어느 대학, 어떤 모집단위에 지원해야 유리할지를 고민하는 수험생이 많다. 최근에는 대학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서 발표한 전년도 입시결과 등 수험생이 참고할 만한 정보가 너무 많아 오히려 선택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수많은 정보와 자료를 적절하게 종합해 자신에게 꼭 맞는 대학을 찾아내는 것이 수시 전략의 핵심인 셈.

그 중에서도 전년도 입시결과와 같이 수시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정보는 올바른 해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개된 정보에 숨겨진 행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정보를 보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에 수험생이 유의해야 할 대표 사례를 중심으로 수시 지원 시 주의사항을 소개한다.

○ 전년도 입시 결과가 유독 낮았던 대학은 어디? 

대학이 발표한 전년도 입시결과를 살펴보다 보면, 합격자의 교과 성적이 유독 낮아 중위권 수험생의 눈을 사로잡는 대학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성신여대 학생부교과전형은 2019학년도에 비하여 2020학년도 합격자들의 교과 성적이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다음 표는 성신여대 교과우수자 전형의 최근 2년간 합격자 평균 성적을 나타낸 것이다.  

내신 성적을 정량 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비즈니스학과의 경우에는 지난해 최종등록자의 평균 성적이 4.07등급에 불과하다. 이 외에도 합격자 평균 성적이 3등급대인 모집단위가 많아 중위권의 내신 성적을 가진 수험생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이처럼 합격자의 내신 성적이 낮아진 배경에는 간과해서는 안 될 대입전형의 변화가 있다. 성신여대는 2019학년도까지 학생부교과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았으나, 2020학년도에는 ‘국, 수, 영, 탐(1) 중 3개 영역 등급 합 7~8 이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했다. 즉, 2019학년도와 달리 2020학년도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지원자 중에 합격자가 결정되면서 평균 성적이 다소 낮아지게 된 것.

 
이렇듯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입시결과의 변화를 가져온다. 성신여대 학생부교과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올해 ‘국, 수, 영, 탐 중 2개 영역 등급 합 5~6 이내(영어영역 반영 시 2개 영역 등급 합 5~6 이내)로 다소 완화되기 때문에 2021학년도 합격자의 교과 평균 성적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수능의 난이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만약 코로나19로 인하여 올해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수험생이 늘면서 합격자의 평균 교과 성적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경우라면 그 반대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성신여대 외에도 광운대 등 일부 대학이 발표한 2020학년도 대입 결과가 예상보다 낮은 경우가 있는데, 본인에게 흥미로운 대학과 모집단위는 다른 학생들도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전년도 입시 결과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3개년 정도의 입시 결과를 살펴보면서 평균 성적이 하락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올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따져보고 지원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수시 지원할 내신 성적,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3년간 고교 생활을 하면서 모든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주요 교과를 중심으로 학습을 했거나 주요 교과 중에서도 실수 등으로 일부 과목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받는 경우도 많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본인의 취약 과목을 제외하고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의 지원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 같은 과목별 성적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일부 교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교과목만 반영하는 가장 대표적인 대학은 서울여대이다. 서울여대는 2021학년도 학생부교과(교과우수자전형)과 논술(논술우수자전형)에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주요 과목(인문-국영수사, 자연-국영수과) 중 교과별 상위 3과목(등급 기준)씩 총 12과목의 성적만을 반영한다. 따라서 주요 교과 성적만 우수한 수험생이 서울여대 방식으로 교과 성적을 산출하면 통상적으로 계산되는 교과 성적보다 높은 수준의 교과 성적이 산출된다. 여기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자신까지 있다면 지원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것.

대학별 환산점수 산출 방식에 따라 교과 성적이 상승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서울여대 외에도 명지대(교과별 4개 과목 반영), 가천대 및 한국항공대(교과별 5개 과목 반영) 등에서도 일부 교과목만 성적이 반영된다. 이처럼 일부 교과만 반영하는 대학의 지원을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각 대학의 교과 반영방식에 따른 본인의 환산점수를 산출해 보고, 해당 점수를 토대로 합격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만약 스스로 산출하기가 어렵다면, 입시업체가 제공하는 모의지원 서비스 등을 통해 환산점수 기준 순위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0907110016903608;titleGbn=;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