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올해 10월 열린 교육위 국정감사에선 주요 지역 거점 국립대(이하 지거국) 중 하나인 경북대, 부산대의 입학 포기 건수와 자퇴 비율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마다 적잖은 신입생과 재학생이 대학을 떠난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대학 자체의 경쟁력이 하락했다기보다는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구조적 현실에서 비롯된 문제에 가깝다. 여전히 전국 10개의 거점 국립대학은 오랜 전통과 역사에서 비롯된 탄탄한 위상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의 우수 인재에게는 충분히 매력 있는 선택지다. 갈수록 공기업, 공공기관 채용 시 지역인재 할당제 등이 확대되는 채용 트렌드까지 고려하면, 특히 지방 수험생일수록 굳이 많은 비용을 써 가며 ‘상경 유학’을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진학사가 올해 지역 거점 국립대의 정시모집은 어떤 특징이 있고,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점을 주의깊게 살펴야 하는지를 소개한다.

○ 서울대 제외한 9개 지거국에서 총 1만 220명 선발 

지역 거점 국립대는 ‘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에 가입된 전국 10개의 국립대학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보통 서울 지역의 거점 국립대인 서울대를 제외하고 지역에 있는 대학만을 묶어서 ‘지거국’으로 부른다.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가 이에 속한다.

서울대를 제외한 9개 지거국에서는 2021학년도 정시모집으로 총 1만 220명을 선발한다(예체능 제외, 정원 내 모집 기준). 군별로 살펴보면, 가군에서 가장 많은 4993명을 선발하고 그 뒤를 이어 나군에서 4317명, 다군에서 910명을 선발한다. 가장 많은 학생을 선발하는 곳은 경북대로 1576명을 선발하며, 선발 인원이 가장 적은 곳은 제주대로 744명을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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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정시 모집요강 확인. 예체능 제외, 정원 내 모집 인원 기준(2020.11.6 확인)
*강원대 삼척캠퍼스 포함

계열별로 살펴보면 인문계보다 자연계열 선발인원이 더 많았다. 9개 대학의 인문계열 선발 인원은 3337명, 자연계열 선발인원은 6883명으로 자연계열 선발인원이 인문계열에 비해 2배 더 많았다.

○ 일부계열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능 100％ 반영

정시모집은 대부분 대학이 수능 위주 전형을 중심으로 모집하면 수능 성적만 100％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봐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강원대와 제주대는 수능 활용 지표 중 백분위 성적, 경상대와 충남대는 표준점수를 활용하며, 그 외 대학은 표준점수와 변환표준점수를 함께 대학환산점수에 이용한다. 대학별 활용지표는 가산점 등을 적용한 대학환산점수 산출 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따른 유불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동일한 가산점을 적용하더라도 백분위에 비하여 표준점수에 가산점을 적용할 때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백분위는 만점(100％)를 제외하면 두 자릿수에 불과한데 이에 가산점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보통 세 자리수의 성적으로 나타나는 표준점수에 적용했을 때 증가하는 점수가 더욱 크다.

또한 9개 대학 모두 자연계열 학과에도 인문계열 학생들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수학 가형 응시자 또는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 때문에 인문계열 학생들이 자연계 학과에 지원 시에는 반드시 대학 환산점수를 고려해야 한다. 강원대, 전남대, 전북대는 수학 가형 응시자에게 20％의 가산점을 부여하므로 인문계열 지원자의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경상대, 부산대, 제주대, 충북대는 10％, 경북대는 5％의 가산점을 수학 가형 응시자에게 부여하기 때문에 수학 나형 응시자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보통 수학 나형의 표준점수가 수학 가형보다 높기 때문. 2020학년도 수학 가형과 나형의 5등급까지의 등급별 표준점수는 다음과 같다.

3등급 이하부터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가산점을 받지 않아도 더 높은 표준점수를 기록하고 있으나, 2등급 이상의 경우에는 인문계열 학생들의 표준점수가 더 높으므로 가산점 여부에 따라 역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충남대와 충북대를 제외한 7개 대학에서는 수학 가형 외에도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10％ 부여한다.

이 외에도 수능 영역별 반영 방법, 제2외국어/한문 대체 가능 여부를 비롯하여 전년도 입시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지원해야 원하는 입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근 지거국 선호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학들은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 지역 할당제를 비롯하여 취업 등에서 우수한 아웃풋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뛰어난 이공계열 인재들을 선발하기 위해 지역에 4차 산업 관련단지를 조성하고, 향후 지역 대학 출신자들을 채용할 예정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저렴한 등록금과 생활비, 국립대로서의 안정성 등을 생각하면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미래에는 오히려 지역거점국립대들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수험생들이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판단하고 지역 거점 국립대학에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1120103118474179;titleGbn=;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