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수능을 마친 지금,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정시 지원 대학을 검토할 때다. 정시 지원 시에는 대학마다 다른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전년도 경쟁률, 합격 커트라인, 충원율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그 중에서도 수험생이 쉽게 간과하는 요소 중 하나가 ‘모집군 변경 여부’이다.  

정시에서는 군별로 지원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희망 대학이나 학과의 모집군이 전년도와 달라진 경우 다른 군 지원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는 경쟁률, 합격선 등 입시결과의 변화로도 이어진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많은 수험생이 희망 대학과 희망 학과만으로 지원 전략을 수립하지만 모집군이나 모집군별 선발인원의 변화는 수험생의 지원 패턴에 영향을 주어 경쟁률과 입시결과의 차이를 만들기도 하므로, 경쟁 대학과 상향 지원 대학의 모집단위까지 고려해 군 조합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정시 모집군에 변화가 생긴 주요 대학 및 계열을 살펴보자.

○ 성균관대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동시 지원 불가

고려대(나군), 서강대(가군), 서울대(가군), 연세대(나군), 이화여대(가군) 등은 정시에서 단일 군 모집을 한다. 하지만 군별 분할 모집을 통해 복수의 군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대학도 있다. 가, 나, 다군 모두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건국대, 중앙대가 대표적. 이들 대학의 경우 군별로 모집하는 모집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가 어느 군에서 모집하는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모집군을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곳은 올해 모집군에 변화를 준 대학이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가군에서 선발했던 △소프트웨어학과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건설환경공학부를 올해는 나군에서 선발한다. 반대로 나군에서 모집했던 글로벌리더학과와 자연과학계열 모집단위를 올해는 가군에서 모집한다. 이와 같은 모집군 이동으로 성균관대는 올해 일부 학과를 제외한 공학계열과 자연과학계열 모두를 가군에서 선발한다. 지난해까지 가군은 공학계열, 나군은 자연과학계열로 나눠 가, 나군 모두 성균관대에 복수 지원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이러한 전략이 불가능하다.

 

정시 모집은 군별로 하나의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모집군 이동은 지원 전략의 변화로 이어진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성균관대의 경우 나군에 비해 가군의 충원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가군에서 성균관대로 적정 지원하고 나군에서 연·고대에 소신 지원을 하거나 나군에서 성균관대를 상향 지원하고 가군에서 다른 대학에 적정 지원을 하는 지원 패턴 때문”이라면서 “(올해는)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한 모집단위의 경우 예년에 비해 충원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나군에서 가군으로 변경한 글로벌리더학과나 자연과학계열의 경우 충원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지원 가능 점수도 예년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가군으로 간 한국교원대, 교대 지원자 선택폭 확대

교육대학교는 전체 모집정원의 40％ 이상을 정시로 선발한다. 하지만 높은 비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육대학이 나군에서 모집하기 때문에 수험생에게 열린 실질적인 지원 기회는 매우 제한적인 편이다. 전년도의 경우 다군 선발 대학이 없었고 가군 선발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가 유일했기 때문에 초등교육과를 희망하는 남학생은 사실상 나군 모집 대학 한 곳밖에 지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교원대가 나군에서 가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함으로써 수험생의 선택폭이 다소 넓어졌다. 한국교원대는 2019학년도에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했다가 올해 다시 가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했다.
 

우 소장은 “초등교육과 지원자의 대부분은 이 분야의 진학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학업역량을 갖춘 학생들이 많아 합격자 간의 성적 차이가 적은 편”이라면서 “수능 성적 외에도 가산점, 학생부, 면접, 성비 등의 평가요소를 꼼꼼히 확인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의학계열, 모집인원 증가한 가군 기회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각축장인 의학계열은 올해 정시모집에서 모집군의 이동은 없지만 군별 선발 인원에 변화가 있다. 의대는 가군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데, 강원대가 새롭게 의대 신입생을 15명 선발하고 부산대와 이화여대가 모집인원을 각각 10명씩 늘리는 등 가군 모집이 크게 증가한 것.

치대와 수의대 역시 가군에서 선발인원이 증가했다. 서울대의 영향이 큰데 그간 치의예과와 수의예과 신입생은 수시 전형으로 100％ 선발하고 정시에서는 이월 인원만 충원했던 서울대가 올해는 정시에서 치의예과 5명, 수의예과 6명(일반전형 기준)을 선발한다.

우 소장은 “의학계열 진학을 희망한다면 모집인원이 가장 많고, 서울대 자연계열 모집단위와 모집군이 겹치는 가군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 전략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1207111931427957;titleGbn=;page=1)